스물네 번째 절기, 대한입니다. 🐆치타: 푹한 요즘입니다. 그거 아세요? ‘푹하다’라는 말은 겨울에만 쓸 수 있답니다. 사전적 의미가 ‘겨울 날씨가 퍽 따뜻하다.’거든요. 여름에 더울 땐 푹하다고 말하기 없기. 약속?
오늘의 절기! 대한(大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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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엉이의 나름대로 여행기 - 방구석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
- 🦖아르마딜로의 절기 한 갈피 - 까치 둥지
- 🐆치타의 사적인 감상 - 겨울을 견디는 세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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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 지나 대한이 일년 가운데 가장 춥다고 하지만 이는 중국의 기준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사정이 달라 소한 무렵이 최고로 춥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처럼 대한이 소한보다 오히려 덜 춥다.
제주도에서는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까지 약 일주간을 신구간(新舊間)이라 하여, 이사나 집수리를 비롯하여 집안 손질과 행사를 해도 큰 탈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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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기 발행일과 절기 ‘대한’의 시작이 딱 맞아떨어졌네요. 이렇게 알맞고 적절하게 무언가가 맞춰질 때 저는 약간의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책을 편집하다 보니 이런 성향이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구독자 님은 어떤 성향이나 성격 또는 기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지는데요. 그래서 준비했어요. 방구석 에니어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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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enneagram)은 기원전 2500년 전 중동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던 삶의 지혜로 알려져 있다. 이를 현대식으로 체계화한 성격유형 검사가 현재의 에니어그램이다. 에니어그램은 인간의 성격유형을 9가지로 나눠 각 유형들의 특징들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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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성향 테스트가 한참을 유행했죠. 물론 지금도 그런 것 같아요. 자신을 소개할 때나 상대방의 성향이 궁금할 때 흔히들 물어보곤 합니다. 여기서 나온 T나 F의 유형에 따라 상대방에게 공감을 잘 못할 때 ‘너 T야?’라고 물어보는 질문도 생겨났습니다. T 성향은 이성적인 사고를 기준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으로 사고가 펼쳐지고, F 성향은 감정적인 느낌으로 문제에 다가가기 때문에 공감을 잘 형성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떤 성향이 더 좋은 거냐 옳은 거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에요. 이것이 MBTI 테스트를 활용하는 가장 적절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MBTI는 16가지 성향으로 나누어지지만 에니어그램은 1번부터 9번까지 아홉 개의 유형으로 나누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니어그램 이론이 훨씬 더 복잡하고 깊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에니어그램에 관련한 두꺼운 책 한 권을 읽고 나서 느낀 바입니다.
대설 특집 때 소개했듯 저의 MBTI는 INFJ이고 에니어그램은 4번 유형으로 추정합니다. 추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책 한 권을 파도 스스로의 성향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그동안의 사회생활이나 외부의 요인으로 제 성향을 감추거나 가리고 생활한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진짜 나의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심리 테스트에 관심이 많았어요. 일찍부터 제 성향을 찾고 그에 맞는 진로나 삶의 방향을 정하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다양한 방면으로 호기심이 많아서인지 저에게 맞는 길을 정하기가 사실 어려웠습니다. 구독자 님은 어떠신가요. 본인이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목표로 나아가고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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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의 지혜〉에 실린 에니어그램 간단 테스트를 가져왔어요. 내 성격 유형을 알아봅시다.
2개의 그룹이 있는데요. 각 그룹에서 평소 나의 태도와 행동을 가장 잘 반영한다고 여겨지는 진술을 하나씩 골라 결합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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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1 ━━━━━
A: 나는 독립적인 편이고 자기주장을 잘 한다. 나는 상황에 정면으로 맞설 때 삶이 잘 풀린다고 느낀다. 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일을 추진해 나간다. 그리고 그것이 성취되기를 원한다. 나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큰일을 성취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한다. 나는 정면 대결을 원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나를 통제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일도 노는 것도 열심히 한다.
B: 나는 조용하게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사회적인 활동에 주의를 쏟지 않으며 대체로 내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다. 나는 앞에 나서거나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나를 몽상가라고 말한다. 내 상상의 세계 안에서는 많은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진다. 나는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라기보다는 조용한 성격이다.
C: 나는 아주 책임감이 강하고 헌신적이다. 나는 내 의무를 다하지 못할 때 아주 기분이 나쁘다. 나는 사람들이 필요할 때 그들을 위해 내가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따금씩 나는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그들을 위해 큰 희생을 한다. 나는 내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 나는 해야 할 일을 한 다음에 시간이 나면 휴식을 취하거나 내가 원하는 일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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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2 ━━━━━
X: 나는 대개 긍정적인 자세로 생활하며, 모든 일이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풀린다고 느낀다. 나는 나의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는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돕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나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잘 지내기를 바란다(항상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보이기를 원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항상 긍정적으로 보이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때로는 내 자신의 문제를 다루는 것을 미루기도 한다.
Y: 나는 대부분의 상황에 대해 강한 감정을 갖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모든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내 감정을 억제하지만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민감하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알기 원한다. 어떤 일에 내가 화가 났을 때 나는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반응하고 나만큼 그 일을 해결하려고 노력해 주기를 원한다. 나는 규칙을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내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내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한다.
Z: 나는 스스로를 잘 통제하고 논리적이다. 나는 느낌을 다루는 것을 편안해하지 않는다. 나는 효율적이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며 혼자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문제나 개인적인 갈등이 있을 때 나는 그 상황에 감정이 끼어들지 않도록 한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너무 차고 초연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감정 때문에 중요한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화나게 할 때 대부분의 경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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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그룹에서 본인이 선택한 두 개의 문자를 결합하세요. 예를 들어 그룹 1에서 C를 선택하고 그룹 2에서 Y를 선택했다면 CY가 이 둘을 결합한 문자가 됩니다. 아래 해당하는 결합 문자를 찾아 내가 속한 성격 유형이 무엇인지 살펴보세요.
(왼쪽부터: 결합 문자, 성격유형, 성격유형의 이름과 주요 특성)
- AX, 7번, 열정적인 사람: 쾌활함, 충동적, 성취 지향적
- AY, 8번, 도전하는 사람: 자신감, 결단력, 남을 지배하려 함
- AZ, 3번, 성취하는 사람: 적응을 잘 함, 야망이 있음, 자신의 이미지를 중시함
- BX, 9번, 평화주의자: 수용적,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줌, 스스로 만족함
- BY, 4번, 개인주의자: 직관적, 심미적, 자신 안으로 빠져들게 됨
- BZ, 5번, 탐구자: 지각 능력이 뛰어남, 혁신적, 남들과 떨어져 있음
- CX, 2번, 돕는 사람: 남들을 잘 보살핌, 너그러움, 소유욕이 강함
- CY, 6번, 충실한 사람: 붙임성이 있음, 책임감이 강함, 방어적
- CZ, 1번, 개혁자: 이성적, 원칙적, 자기 관리에 철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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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도, 재미 삼아 참고만 해도 좋아요. 구독자 님의 선택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고 나와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아!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마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간단 테스트를 통해 나온 구독자 님의 성향도 구구절기 내 이야기 나누기에 나누어주세요. 부엉이는 구독자 님을 좀 더 알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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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마딜로의 절기 한 갈피’는 절기를 소재로 한 단편 소설입니다. 실제 사건 및 인물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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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까치가 요란하더라니 이놈이 기어이 집 옆에 둥지를 틀 모양이었다. 겨우내 마당에 묻어둔 김장독을 꺼내러 가니 까치 하나가 제 몸보다 길쭉한 나뭇가지 하나를 물고 날르는 것이 아닌가. 어디로 가는가 지켜보자 고놈 사람 약올리듯 집 옆의 커다란 나무 위에 가지를 척 내려놓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이미 잔가지를 제법 모아두었다.
“쯧, 괭이가 천지빼까리구먼 뭣땀시 여 집을 지어.”
영춘은 아니꼽다는 듯 궁시렁대고는 김치 한 포기를 꺼내 제 집으로 훌쩍 들어갔다. 까치가 둥지를 트는 게 뭐 어떻다고 기분이 나쁜지 영춘 스스로도 의문스러웠다.
불편한 동거는 며칠이고 이어졌다. ‘불편’도 ‘동거’도 적절한 말은 아니었다. 영춘이 일방적으로 못마땅할 뿐 까치는 그의 심기에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같이 산다기엔 각자의 집을 이웃하고 있을 뿐이었으니 말이다. 심지어 집 하나는 지금도 아직 지어지는 중에 있었다.
“1월이 다 갔구먼 이제사 집 짓고 앉았으면 어느 세월에 새끼치고 키워서 내보낼 것이여.”
영춘은 제 일도 아니면서 그렇게 까치 둥지를 향해 트집을 잡았다. 그러면서 밤이고 낮이고 그 앞을 서성이며 고양이가 알짱대진 않는지 살피는 것이 그의 일과였다. 어느 날은 장작을 모은다며 뒷산에 올라놓고는 마르고 긴 가지만 모아다 까치 둥지 앞에 쌓아놓았다. 먼저 간 마누라가 봤으면 “하이고, 아예 안방에 들여다 놓고 키우지 그러쇼?” 하고 콧방귀를 뀔 모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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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춘은 아주 오래 그런 사람이었다. 속으로는 좋아 어쩔 줄을 모르면서 모난 말만 뱉으며 이리저리 빼쭉대고 마는 사람. 그러니 쫓아올새라 황급히 떠난 아내도 용건 없이는 전화 한 통을 않는 자식도 이해가 간다며 스스로에게도 비아냥대는 사람. 그러고는 또 애먼 까치를 보며 잔소리를 하는 사람.
“이번 설에 갈게요.”
딸에게 온 전화였다. 시댁은 어쩌고 여길 오냐. 손주도 데려오냐. 얼마나 있을 거냐. 많은 질문이 맴돌았으나 고질병 같은 입이 먼저 빼쭉 튀어나갔다.
“뭣한다고 오냐. 산골짝에 뭐 볼 게 있다고.”
딸은 허 웃더니 작년에 묻은 김장김치 먹으러 온다느니 김장하랴 김장독 묻으랴 저고 남편이고 쎄빠지게 고생했더니 입 닦는다고 뭐라 쭉 늘어놓았다. 재재거리는 것이 마당 앞의 까치가 생각이 났다. 서른을 훌쩍 넘겨 결혼하겠다고 설치던 꼴하며 서울놈들은 다 승냥이 같다느니 하고선 제 남편이랑 서울 한복판에서 사는 꼴하며 마당 앞 까치랑 쏙 빼닮은 것이 아닌가.
“니 짖는 꼴이 아주 집 앞 까치랑 판박이다.”
딸은 뭔소린가 궁금해 했으나 영춘은 그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 굳이 읊어봐야 또 코웃음이나 칠 것 아닌가.
“안그래도 아침에 베란다에서 까치가 울더라구요. 그걸 가만 들으니 집 생각나데?”
이제 집 짓는 까치를 어찌 알고 이 집 생각을 해, 하니 “아버지 몰랐어요? 그 집 근방이 죄 까치 주택단지여.” 하고 깔깔댔다. 매일 아침 까치 짖는 소리에 깼다나 어쨌다나. 딸내미는 한참을 늘어놓다가 생각난 듯 덧붙였다.
“그러고 보면 아버지는 까치 둥지네요.”
“까치새끼 애비가 까치지 뭔 둥지여?”
“아니, 걔네가 나뭇가지 모아서 집 짓잖아. 나는 등 배겨서 어째 그 속에 사나 했어요.”
영춘은 쓴입을 다셨다. 하기사 설에 온다는 전화에도 뭣하러 오냐느니 아주 불편한 소리만 늘어놓았다. 이를 질책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뜻밖이었다.
“근데 속은 깃털이나 지푸라기로 아주 보들하다데? 아버지 닮았지 뭐.”
하여튼 설에 갈테니깐 김치나 나눠줘요, 맛 제대로 들었겠네. 당부를 끝으로 통화는 끝이 났다. 영춘은 쯧 혀를 차고는 닮긴 무얼 닮아 하고 궁시렁댔다. 그러고는 잘 익은 김장김치를 꺼내 통에 옮겨 담았다. 그대로 가는가 싶더니 부엌에서 아껴둔 홍시도 하나 꺼내 까치 둥지 앞에 두었다. 나무 위에선 까치가 꼬리를 까딱이며 까악 까악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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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님의 겨울은 어땠나요? 저의 겨울은 다채로웠습니다. 회사에서의 긴 프로젝트 마무리로 큰 성취감을 느꼈고, 새로 이사갈 집을 계약하며 기대감에 부풀었고, 예상치 못한 이별을 경험하며 상실감에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겪으며 함께해준 이들 덕분에 무엇보다 고맙고 행복한 때가 많았습니다.
한참 많이 추웠는데 대한이 되니 푹한 날씨가 빼꼼, 고개를 내밉니다. 우리나라는 소한보다 대한이 덜 춥다는, 기막힌 절기 매직이 또다시 맞아떨어지는 중이에요. 마지막 절기 대한이 곧 봄이 올 거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습니다. 입춘을 기다리며, 대한을 지내며 읽으면 좋은 이야기들을 가져왔어요. 에세이 〈이러려고 겨울을 견뎠나 봐〉, 영화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시집 〈눈사람 자살 사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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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멋지다, 봄이다!
8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쓴 각자의 이야기입니다. 보육 시설에서 자란 아이들 통보를 받듯 성인이 되어 시설을 떠나게 됩니다. 낯선 세상에 발을 내딛은 이들이 자라가는 이야기가 편집자의 터치 거의 없이 날것 그대로 담겨있어요.
이들은 자신의 삶을 세울뿐 아니라 공동체 ‘몽실’을 만들어 같은 길을 걸어갈 보육 시설의 동생들을 이끌며 도와주기까지 합니다.
이 책은 보통의 자립준비청년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실려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명확한데, 현상을 알려주는 것 외에 실질적으로 독자가 기억해야 하거나 실행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거예요. (글 자체보다는 편집에 대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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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어가 필요 없는 그들, 생존자들
비행기 추락으로 안데스 산맥의 한복판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고립되고, 살아남고, 잘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이 영화를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낯선 곳에서 72일을 버티고 견뎌 16명의 생존자를 남긴 이 사건과 인간이 만든 곳에 내려오고도 참사로 끝날 수밖에 없던 이번 사건이 대비되어 더 오래 착잡했어요. 개인적인 상실을 겪기도 했던 터라 희생자 가족들의 마음이 그려져 마음이 아팠습니다.
영화는 형언할 수 없이 감동적입니다. 사망자의 인육을 먹었다는 점이 이 실화의 논란거리이기도 했다지만, 그런 것이 중요할 리 없습니다. 신도 그것을 죄로 여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인육을 먹으며 버틴 사람들이라는 수식어는 모욕입니다. 서로를 의지해 살아남은,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생존자들’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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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자살 사건
망종 때 시집을 추천해달라고 했었는데, 이유는 시집을 읽고는 싶으나 시가 영 낯선 사람, 그것이 바로 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시집 몇 권을 골라 읽기 시작해도 곧 이것이 무슨 말인가 하고 덮어버리던 지난날의 나.
〈눈사람 자살 사건〉은 위의 두 작품처럼 희망적인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위로가 되는 책이에요.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표제작 ‘눈사람 자살 사건’의 한 구절입니다. 저에겐 이것이 자살 사건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물이 되어 사라진’ 눈사람이 아니라 ‘물사람이 되어 살아갈’ 눈사람으로 다가왔거든요.
따스한 위로에 위로받지 못하는 슬픈 날을 겪는 누군가에게 툭 전지는 말로 뜻밖의 위로가 되어줄 이 책을 추천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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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 어느덧 마지막 절기입니다. 지난 한 해 가장 기억에 남는 소소하고 즐거운 일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마음이 힘들던 때에 친구랑 같이 인형 뽑기를 했던 일이에요. 커다랗고 귀여운 인형을 잔뜩 뽑고 같이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일곱 개나 뽑았답니다?
🦉부엉이: 부엉이답게 제철 음식을 챙겨 먹는 일이 참 행복했어요. 철마다 제일 맛있는 재료들을 알람을 맞춰놓은 것처럼 엄마가 알려주세요. 제일 맛있을 때 놓치지 말고 꼭 챙겨 먹으라고요.
🦖아르마딜로: 언니 생일에 레터링 케이크를 했어요. 거대한 곰돌이가 있는 초코케이크에 ‘최고의 혈육’이라고 적었답니다. 제 생일에 같은 문구의 케이크가 돌아와서 즐거웠습니다.
🐨코알라: 따땃-한 햇살 속에서 새소리 들으며 선물 받은 쑥차를 마셨던 어느 아침이요. 그 순간이 참 즐거워서 행복이 이런 거구나 생각했어요.
오늘 구구절기는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대한(大寒)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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