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 🦉 부엉이의 철 따라 맛 따라 - 초록초록 완며들기 좋은 날
   2. 🐷 돼지의 같이 듣는 노래 - 우리는 실패했고 우리에게 남은 건
   3. 🦖 아르마딜로의 절기 한 갈피 - 보리는 망종 전에

완두콩 좋아해? 나는 정말 좋아해서 완두콩을 넣은 밥을 자주 지어 먹곤 해. 어릴 때는 맛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는데 초록초록하고 동그란 귀여운 외모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 그래서 망종에 제철인 햇완두콩을 넣어서 완두콩 수프를 만들어 볼까해. 여기에 다음 절기인 하지에 가장 맛있는 포슬포슬한 햇감자도 함께 넣어서 든든한 한 끼를 책임져 줄게.

완두콩의 매력

완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 등과 다량의 비타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콩류 중에서 식이섬유소가 가장 풍부하여 장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 변비 예방에 좋고, 수용성 식이섬유가 몸에 좋지 않은 LDL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대장을 건강하게 해주고 동맥경화증 예방에 도움을 주는 완두는 비타민 B1의 함유율도 높아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해주고 탄수화물 대사를 촉진시키는 효능이 있다. 다른 콩류와 마찬가지로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이소플라본이 풍부하여 골다공증 감소에 좋은 영향을 준다. 또한 완두는 위장기관을 보호하고, 이뇨작용을 도와주어 몸이 붓거나 소변보기가 어려울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꼬투리째 삶아 먹는 완두에는 비타민 C 역시 매우 풍부하게 들어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완두콩 수프 레시피

❚재료  햇완두콩 200~250g, 햇감자 큰 것 1개, 햇양파 작은 것 2개, 버터, 치즈, 소금

2. 달군 팬에 버터를 넣고 양파와 감자를 차례로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끓인다.

🦉 감자를 얇게 썰어 빨리 익도록 해줘. 물 대신에 우유나 생크림을 넣을 수 있어

3. 감자와 양파가 다 익으면 한 김 식히고 믹서기에 볶은 양파와 감자 그리고 완두콩을 모두 넣고 갈아준다.

당근라페 레시피

❚재료  당근 2개, 소스(홀그레인 머스타드, 올리브 오일, 레몬즙, 꿀 or 올리고당, 소금, 후추)

망종이야! 다들 보리는 잘 베고 왔어?

망종은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야.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은 때라고 해. 뭐라고, 적당한 시기와 알맞은 때?

농사를 모르는 농부 돼지는 당황할지도 몰라. 망종 무렵이고, 하지가 오기 전 논밭에 모를 심고 보리를 베어줘야 하니까. 그런데 보리를 지금 베어도 될까? 아니면 내일까지 지켜보고 베어야 할까? 농부 돼지가 보기에는 덜 자란 것 같기도 하고, 적당히 자란 것 같기도 하대. (정말로 농사를 모르는) 농부 돼지는 친구들을 정탐하러 갔지.

옆집 부엉이네 보리는 돼지네 보리보다 무럭무럭 쑥쑥 골고루 자라 있었고, 앞집 치타네는 보리 대신 과일을 키우고 있었고, 뒷집 아르마딜로네는… 산으로 바다로 놀러 갔대!

아이코, 농부 돼지는 올해 농사에 실패했어. 적당한 시기와 알맞은 때를 몰랐대.

실패하고 돌아온 돼지가 같이 듣고 싶은 노래는 ‘자우림 - 우리들의 실패’야. (돼지는 애플뮤직🍎을 사용하는데, 한글 제목 대신 Our Failure 라고 검색해야 들을 수 있었어)

다들 자우림! 하면 각자 다른 노래를 떠올릴 것 같아. 자우림이 부른 노래가 많다는 뜻이기도 해. 아파트 옥상에서 번지점프도 해야 하고, 이렇게 멋진 파란 하늘 위로 마법 융단도 타야 하고, 삐삐로 I Luv U 라는 메시지(17171771 을 뒤집어 봐!)를 보내곤 했던 밴드 자우림. 자우림의 노래를 듣는 우리들.

‘우리들의 실패’라는 제목이 붙었지만 가사 속에서 ‘실패’를 찾을 수 없는 이 노래는 2020년 7월, 여름의 한가운데에 발매됐어.

코로나로 여러모로 혼란했던 날이었는데, 기억해? 지금 와서야 ‘그때는 어떻게 맨날 마스크 쓰고 다녔는지 몰라!’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2020년은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한 해야. 기쁜 일도 힘든 일도 많았어. 기쁜 일이 더 많기는 했는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이야기하기는 어려우니 말을 줄일게.

누구에게나 죽어도 잊지 못할 이야기가 있겠지?

한 해를 이루는 한 달, 일주일, 그리고 하루를 보내는 동안 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실패를 마주치기도 할 거야.

누군가는 실패를 딛고 멋지게 일어나지! 하지만 어떤 실패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창피해 애써 잊어버리거나 모르는 척하기도 해. 또는 실패를 막 메우기 위해 적당한 시기와 알맞은 때를 찾아다닐 수도 있어. 그런데 찾지 못한다면?

찾지 못하면 뭐 어떡해. 대신 실패를 마쳐도 받아들이자. 실패에 너무 목메지 말자. 우리 같이 자우림 노래 같이 듣자.

이 노래를 처음 듣고 기분 좋은 충격을 받아서, 꼭 같이 듣고 싶었어. (솔직히 자우림의 노래를 처음 듣고서 충격받지 않은 노래가 있을까!) 봐봐, 실패는 실패로 남겨 놔. 찬란한 무지개가 검은 무지개가 되었을 뿐이야. 그래도 무지개는 무지개로 남아 있고, 우리는 여전히 우리로 남아 있을 거야.

‘우리들의 실패’가 마음으로 다가왔다면 자우림의 HOLA! 앨범 전체 수록곡을 한 번쯤 들어보길 권해. 따뜻한 봄볕과 푸른 여름 하늘 같은 노래들을 만날 수 있어.

마지막으로 앨범소개 페이지의 문장도 봤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 글보다 이 한 문장이 자우림의 노래를 알맞게 소개하는 것 같아.

“

실수가 모여서 인생을 이루고, 

실패가 모여서 세상을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외면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서로에게 솔직하게 나아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