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 🦉 부엉이의 나름대로 여행기 - 도서전에 못 갔다면 독립서점은 어때
   2. 🦖 아르마딜로의 절기 한 갈피 - 여름 하늘을 본 적 있나요(1)
   3. 🐆 치타의 반짝이는 우리말 - 아이들은 자란다, 도담도담

작년에는 국제도서전에 다녀왔는데 올해는 가지 못했어. 못 간 거라기보다 요즘 독립서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런 곳들을 찾아가보자는 구구절기 멤버들의 의견 일치로 독립서점을 방문하게 되었지. 독립서점은 대형 출판사에 속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서점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작은 서점을 말해. 가기 전부터 계속 설렜던 것 같아. 독립서점 감성이 나에게 잘 맞다고 생각해 왔었고 어느 동네 한 구석에 조용히 자리한 책방으로 길을 찾으며 가는 재미에 여행을 떠나는 기분 같았어.

이곳저곳 검색을 해보다가 두 곳을 선정했어. 한 곳은 반려동물을 주제로 그에 관련한 서적과 굿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고, 다른 한 곳은 꽤 오래된 책부터 현대 작품까지 만나 볼 수 있고 책방의 역사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긴 시간 동안 책방지기의 손길과 애정이 드러나는 책방 안의 곳곳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곳이야. 거기에 ‘봄’이라는 고양이가 우리의 마음을 사르륵 녹여주었지. 근데 안타까운 소식은 반려동물 책방 ‘동반북스’는 우리가 방문한 다음날이 마지막 영업을 하는 곳이었어. 8년 동안 꽤 긴 시간을 달려오셨을 책방지기의 애씀과 그 시간들을 만나보고 싶어서 멤버들이 ‘여기는 꼭 가야겠다’며 방문하게 되었지. 이미 우리 멤버들 중 치타는 두 마리의 대형견을 키우고 있고, 아르마딜로는 고양이 집사로서 반려동물 책방에 더 관심이 갔을 거야. 물론 부엉이와 돼지도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넷이 마음이 잘 맞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으니 참 고마운 일이야.

우선 부엉이 스타일 알지? 밥은 먼저 먹고 가야 한다는 거. 후훗. 방문할 서점 위치가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해 있어서 그 유명한 ‘부대찌개 거리’를 가보기로 했어. 유명한 몇 곳은 벌써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라고. 우리는 ‘홍이 부대찌개’라는 곳에 갔는데 1990년부터 영업을 한 곳이니까 벌써 35년을 이어오는 식당이었어. 보글보글 끓는 부대찌개에 라면 사리 하나 넣어주고 정말 맛있게 먹었지. 후식으로는 식당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하나씩. 후루룹 챱~!

재잘재잘 떠들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30분 정도 걸으니 어느새 동반북스에 도착했어. 어서 들어가 보자.

동반북스는 동물 관련 책과 독립출판물, 굿즈를 판매하는 동네 작은 서점이야. 들어가는 문에는 ‘댕댕이들 환영’이라 적혀 있고, 내부는 아담하고 따뜻한 분위기였어. 국내, 해외 동물 서적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고 관련 엽서와 소책자들이 함께 판매 중이었지. 반려동물 입양 시 준비해야 할 내용을 담은 도서부터 펫로스 증후군에 관한 책까지 동물, 비건, 환경에 관한 책들이 대부분이었어. 한참을 구경하고 있는데 손님 두 분이 와서 8년 전 오픈 멤버였다며 영업 종료가 아쉽고 서운하다는 말을 책방지기와 함께 나누는 대화가 들려서 서로의 애틋한 마음, 누구보다 아쉬울 책방지기의 마음이 전해졌어. 그 수고와 애씀을 알아주는 손님들 덕분에 다시 힘을 얻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실 책방지기님을 응원하고 싶어!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책방 봄’이라는 곳이야.

특별할 것 없는 외관에 아무 기대감 없이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이곳에 매력에 조용히 스며들어서 나왔던 곳이야. 내부 형태가 꽤 길고 넓었는데 요리조리 둘러봐도 사장님이 안 계셔서 내부 탐색을 시작했지. 왜 사람도 처음에는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했던 사람인데 알면 알수록 ‘이 사람 진국이네’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이곳도 그런 곳이었다고 생각해. 이 책방도 외형은 딱히 특별할 것 없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인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어. 출간한지 오래된 책들도 다양하게 볼 수 있었는데 그 시대의 책의 표지나 스타일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재미있었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사장님이 나타나셨는데 털털하면서 친근감 있는 사장님이 이것저것 설명해 주시고 사람의 손길을 즐기는 책방냥이의 재롱도 보여주셨어. 그리고 이곳은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차 한 잔 하면서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눠도 좋아. 어때? 비 오고 후텁지근한 날 이런 곳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책방냥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 책방냥이는 사람 손맛을 즐기는 사랑꾼이더라고.

또 하나 덧붙일 이곳의 매력은 곳곳에 ‘히든 플레이스’가 있다는 거.

당연히 저곳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공간인데 들어가 보면 또 다른 책들이 줄지어 있다던가 시공간이 바깥과 다르게 느껴지는 곳도 있었어. 들여다볼 생각 조차 못하는 곳에 작은 공간들이 놓여있더라고. 이곳 참 좋은 곳이구나 하면서 또 오고 싶다라며 멤버들 모두 입을 모아 말했지.

책방, 봄의 사랑스러운 책방냥이 ‘봄’이의 사진과 히든 플레이스 사진으로 마무리할게.

뜨거울 여름 앞에서 절기 하지의 순간에 책방에서 만나기를 기대해 봐.